달라이 라마, 성적 학대 피해자 만나 위로를 전하다
달라이 라마 “종교 지도자 그 누구라도 법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
달라이 라마가 불교 지도자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을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피해자들과 이야기 후 네덜란드 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의 성폭력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1990년대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티베트 불교 교단 내 성폭력 피해 문제는 ‘미투구루(metoo + guru)’ 운동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는 “종교 지도자들의 성폭력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종교 지도자 그 누구라도 법 위에 있을 수 없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피해자 대표 4인은 서구 티베트 불교 지도자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 12명의 진술서와 1300여 명의 서명이 있는 청원서를 달라이 라마에게 전달했다. 달라이 라마는 돌아오는 11월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릴 종교 지도자 모임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을 약속했다.
피해자 모임의 오안 비즐스마(Oane Bijlsma) 씨는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이 알려질 수 있게돼 기쁘다”며 “달라이라마께서 피해자들을 위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달라이 라마 또한 피해자들과의 만남에서 “그들이 겪은 일이 대중들에게 공개됨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없어야 된다”는 뜻을 강한 어조로 밝혔다.
한편, 미투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사회 각 부문에서 벌어지던 성적 학대 문제가 종교계에서도 예외가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서구사회에서는 카돌릭 성직자들의 성추문이 이슈가 되고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내용을 알고도 대상자에 대한 제재와 피해자 구제 등의 행동을 보이지 않아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불교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 룽취안(龍泉)사의 주지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민족종교위원회 부주임, 중국불교협회장 등을 맡는 쉬에청(學誠·52)스님이 성폭행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고발당해 공직을 사임했으며 소림사 방장 융신(永信)스님 역시 2015년 공금횡령과 성 스캔들로 곤혹을 치렀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티벳 불교지도자인 소걀 린포체가 성적 폭력을 휘둘러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