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만 고용하는 빵집과 스님의 이야기

미국 카렌 맥칼리스터 스님의 이야기 단편영화로 제작돼 시사회

2018-08-28     유권준

중범죄를 저질렀던 전과자들만을 채용하는 빵집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개봉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의 비구니 카렌 맥칼리스터 스님과 제과점 <Laughing Bear Bakery (웃는 곰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두번째 기회 (Second Chances)>.

제목에서 짐작되듯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재소자들이 스님을 만나 빵집을 창업하고, 이를 통해 인생의 두번째 기회를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창업한 제과점은 미국 세인트루이스 시내 중심가의 감리교연합중앙회 건물의 창업보육센터에 위치하고 있다. 이 제과점의 입사조건은 ‘중범죄를 저지른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제과점을 설립한 사람은  카렌 맥칼리스터(Kalen McAllister) 스님.

그녀는 2007년 일본 조동종 스님인 가타기리 로시스님이 창건한 사찰 류몬지(龍門寺)에서 출가한 비구니 스님이다.

카렌 맥칼리스터는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들이 자꾸 다시 범죄에 빠지는 이유를 살펴보게 됐다. 원인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를 하더라도 이들이 일할 곳이 없다는 것. 기업이 중범죄를 저지르고 출소한 이들의 채용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의 일자리 조차 찾기가 어려운 이들이 다시 범죄의 유혹의 빠져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

그녀는 자신이 창립한 불교공동체 <Inside Dharma> 회원들의 후원으로 출소한지 얼마안된 직원 3명을 고용해 2015년 <Laughing Bear Bakery>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전과자임을 알리지 않았다. 이들은 조용히 버터 케이크를 만들고, 쿠키와 빵을 빚었다.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해 택배서비스도 한다.

이들이 운영하는 제과점은 시간이 지나며 지역사회에 자리를 잡게 됐다. 이곳에서 일을 익히고 퇴사한 한 직원은 이제 레스토랑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제과점이 자리를 잡으면서 직원도 더 뽑을 예정이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3명. 체리 파이를 잘만드는 레아 더글라스(25세)와 부모님과의 불화끝에 마약범죄를 저질렀던 메이드라인 맥팔렌드(24세), 그리고 지난달 출소한 애쉴리 토브레아(29세)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제과점에서 일을 배우고 익히며 저마다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카렌 맥칼리스터는 영화에서 “한 사람이 한 일은 별로 없다. 이들은 항상 함께 일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우리는 잠시 연민의 마음을 주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단편영화 <두번째 기회 (Second Chances)>는 <미국 자제공덕회>가 개최하는 불교단편영화제에 출품돼  9월부터 12월까지 세인트루이스와 애리조나, LA, 뉴욕 등에서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인터뷰하는 카렌 맥칼리스터 스님. 사진=RFT(https://www.riverfronttimes.com)
사진=RFT(https://www.riverfron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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