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의 편지
삶의 태도에 관한 열여섯 편의 에세이
저작·역자 |
모한다스 K. 간디 지음, 이현주 옮김 |
정가 | 8,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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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18-01-30 | 분야 | 인문교양 |
책정보 |
판형: 122 * 188mm|두께: 8mm|104쪽|ISBN: 978-89-98602-63-5 03190 |
“진실이 우리의 호흡이어야 합니다.”
삶이 그 자체로 평화로 되고 진실이 되는 길을 걷다가 스스로 그 길이 된 간디. 1930년 예라브다 형무소에 수감되었을 때 그는 수행 공동체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 계율에 대한 열다섯 편의 에세이를 편지로 적어 보낸다. 여기에 출소 후 쓴 에세이 한 편이 더해져 모두 열여섯 편의 글이 《예라브다 형무소에서(From Yeravda Mandir)》라는 책으로 묶여 출간된다. 그는 이 책에서 진실, 비폭력, 노동, 무소유, 관용, 겸손, 서약 등 지금 우리가 되새겨야 할 삶의 주제들에 대해 깊고도 명확한 지혜를 전한다.
이 글을 이현주 목사가 우리말로 옮기고 매 꼭지마다 짧고 날카로운 해설을 달았다. ‘힌두교인 × 그리스도교인’의 이번 콜라보는 간디의 진면목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모한다스 K. 간디(1869. 10. 2. ~ 1948. 1. 30.)
비폭력 불복종 평화운동의 성자. 인도 시인 타고르가 지어준 ‘마하트마 간디’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마하트마’는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이다.
인도 서부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던 중 백인들에게 차별당하는 동족의 실상을 목격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일으켜 여러 차례 투옥된다. 이렇게 정치운동가의 길에 접어든 간디는 인도인이 받는 차별대우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계속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인도 독립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에 저항하는 인도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자, 간디는 영국 상품 불매, 납세 거부, 공직 사퇴 등 불복종 운동을 벌인다. 연이은 투옥 속에서도 그는 평화적인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이어나간다. 인도 독립 후, 뉴델리에서 열린 저녁 기도회에 참석했던 간디는 힌두교 급진주의자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1948년 1월 30일, 그의 나이는 79세였다.
간디는 한평생 성실한 힌두교인으로 살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자기 손으로 노동하여 자기 먹을 것을 마련하는 삶, 정말 필요한 것 말고는 더 이상 바라지 않는 삶, 진실을 향해 쉼 없이 투신하는 삶을 사는 것이 그의 이상이었다.
이현주
관옥(觀玉)이라고도 부르며, ‘이 아무개’라는 필명을 쓰고 있다. 1944년 충주에서 태어나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목사이자 동화작가이자 번역가이며, 교회와 대학 등에서 말씀도 나눈다. 동서양의 고전을 넘나드는 글들을 쓰고 있으며, 무위당(无爲堂) 장일순 선생과 함께 《노자 이야기》를 펴냈다.
머리말
독자에게
01. 진실
02. 아힘사
03. 브라흐마차르야
04. 입맛-통제
05. 도둑질 안 하기
06. 무소유
07. 겁-없음
08. 만지면 안 되는 사람 없게 하기
09. 생계 노동
10. 관용 1
11. 관용 2
12. 겸손
13. 서약
14. 희생제의 1
15. 희생제의 2
16. 스와데시
옮긴이의 말
간디 사후 70주기, 감옥에서 보내온 그의 메시지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
간디 사후 70주기에 부쳐 출간하는 간디의 옥중 편지
1930년 예라브다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간디는 수행 공동체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 계율에 대한 열다섯 편의 에세이를 편지로 적어 보낸다. 여기에 출소 후 쓴 에세이 한 편이 더해져 모두 열여섯 편의 글이 《예라브다 형무소에서(From Yeravda Mandir)》라는 책으로 묶여 출간된다. 간디는 이 글들을 인도 구자라트 지방의 말로 썼는데, 그것이 힌디어를 비롯한 다른 인도어들과 영어로 번역되어 인도뿐 아니라 전 세계로 널리 퍼진다.
이 글들은 기본적으로 힌두교 계율에 대한 간디의 매우 개인적인 설명이지만, 힌두교인만을 향한 글은 아니다. 진실, 비폭력, 노동, 무소유, 관용, 겸손, 서약 등 간디가 다루는 주제들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일상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바로 그 현실이기 때문이다. 비록 간디가 드는 예시들이 시공간의 거리를 완벽히 극복하지는 못하지만, 그가 전하는 깊고도 명확한 지혜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꼬장꼬장한 원칙주의 할아버지 간디
1930년이면 간디가 61세였을 때다. 당시에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였을 간디는, 편지들에서 꼬장꼬장한 원칙주의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하나의 이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그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사람의 길이다.”
“[금식하는 사람이] 만일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보고 군침을 삼키거나 입맛을 다신다면 금식 계율을 어기면서 아울러 도둑질까지 하는 것이다.”
“진실을 할 수 있는 만큼 따르겠다고 말하는 건 괜한 헛소리다. 사업가는 언제 얼마를 ‘할 수 있는 만큼’ 지불하겠다는 어음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신도 할 수 있는 만큼 진실을 따르겠다는 약속어음 따위 받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향한 무한한 헌신을 권하는 간디. 그의 언어들은 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정신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힌두교인 × 그리스도교인
이번에 간디의 글을 우리말로 옮기고 매 꼭지마다 해설을 단 이현주 목사는 제도에 갇히지 않는 수행자로 알려져 있다. 불교의 금강경, 힌두교의 바가바드 기타를 비롯 동서양 고전을 넘나들고, 평화로운 방식의 사회참여도 하면서 자유롭게 영(spirit)의 길을 걷는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감히 한 분 스승(예수)을 모시고 그 가르침대로 살고자 천방지축 갈팡질팡 어지러운 인생을 산답시고 나이 일흔을 훌쩍 넘긴 어리석은 한 늙은이”다.
간디 역시 그러하다. 그는 “나는 스스로 만족하고 싶어서 다른 신앙의 성서들을 들춰보다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힌두교 들을 내 나름으로 충분히 이해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성서들을 읽는 중에 내 마음이 그 신앙들에 동등해진 것 같다.”라고 술회한다.
이렇게 정신의 길을 걷는 두 인물이 《간디의 편지》에서 만났다. ‘힌두교인 × 그리스도교인’의 이번 콜라보는 간디의 진면목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독자를 향한 간디의 당부
“나는 시종일관을 보여주는 데 아무 관심이 없음을 말해두고 싶다. ‘진실’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는 많은 생각들을 버렸고 많은 새 것들을 배웠다. 나이 비록 늙었지만 나의 내적 성장이 끝났다거나 육신의 소멸과 함께 그 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느낌은 없다. 내 관심사는 순간에서 순간으로 ‘진실’에, 나의 신(神)에, 복종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쓴 두 글에 일관성이 없을 경우, 여전히 내가 제정신인 사람이라고 믿는다면, 같은 주제를 다룬 두 글 가운데 나중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진심으로 간디를 읽은 독자, 그는 결코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자들을 견뎌낼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파멸시킬 것인가?” 남들을 계속 파멸시킨 사람은 자기 길을 가지 못하고 자기 있던 자리에 머물 따름이었지만, 힘들게 하는 자들을 견뎌낸 사람은 자기 길을 앞으로 나아갔고 동시에 자기를 힘들게 하던 자들도 함께 데리고 갔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_ 17쪽
과유불급이라, 고픈 배와 과식한 배가 모두 좋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과식한 배보다는 고픈 배가 낫다. 후자는 저 혼자 괴롭지만 전자는 저와 남들을 함께 해치기 때문이다. 고픈 배는 채워줘야 할 결핍 상태고 과식한 배는 모름지기 막아야 할 범죄 행위다. _ 34-35쪽(이현주)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를 지키는 사람은 장차 가지게 될 것들로 미리 시달리기를 거부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이 고약한 염려가 많은 도둑질의 뿌리에서 발견된다. _ 38쪽
문명이란, 그 말의 진정한 의미에서, 더하기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궁핍한 이들을 돌보고 그들의 수를 줄임으로써 유지되는 것이다. _ 43쪽
무소유가 사물에 연관되는 만큼 생각에도 연관되는 원리인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쓸데없는 지식으로 자기 머리를 가득 채우는 사람은 더없이 소중한 이 원리를 어기는 사람이다. _ 44쪽
바다에서 떨어져 나온 물방울한테는 잠깐 쉴 짬이 있을지 모르나, 쉴 줄 모르는 바닷속의 물방울은 그럴 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신의 모습을 띤 바다와 하나 되는 순간, 우리한테는 더 이상 쉼이 없고 쉴 필요도 없다. 우리가 잠자는 것도 행동이다. 마음속으로 신을 생각하며 잠자기 때문이다. 이 쉼-없음이 진정한 쉼을 이룬다. 이 쉼-없음에 말할 수 없는 평화로의 열쇠가 있다. _ 76쪽
모틸랄은 처음부터 재봉사였고 그 뒤에도 재봉사였다. 하지만 그의 정신이 바뀌자 그의 작업은 예배가 되었다. 그가 남들의 행복과 안녕을 생각하기 시작하자 그의 삶이 진정한 예술품으로 되었다. 섬기는 삶은 예술의 정점이고 참된 기쁨의 충족이다. _ 90쪽
간디에게 누가 급히 물었다. “세상에 주는 당신의 메시지가 무엇이오?” 즉석에서 그가 답했다. “나의 삶이 나의 메시지요.” 사람들이 진실에 대한 그의 말보다 삶으로 실험된 그의 진실에 주목함으로써, 그런 사람들로 말미암아, 그가 세상에 부활하기를! _ 101쪽(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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