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길을 올라 갈 때

2002-01-24     관리자

[가파른 길을 올라 갈 때]

저는 길이 멀어 막막할 때나 가파를 때면 나름대로 늘 하는 비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개를 들어 길을 보지를 않고 그냥 발밑만 보며 걸어가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웬만한 먼 길, 고갯길은 멀다거나 가파른 느낌을 별로 받지 않고 그럭저럭 가다보면 어느새 길은 끝나고 저는 산등성이를 넘어가 있곤 했지요. 물론 가끔은 고개를 들어 앞 뒤 좌우를 보는데, 그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방향 감각을 잃고 균형을 잃어 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런 비법을 저만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신문사 주최로 각종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가 많은데 어느 날 라디오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마라토너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오르막길이라 합니다. 열심히 뛰다가 오르막길이 나타나면 그대로 절망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바로 저와 같았습니다. 즉, 막막한 앞을 보지 않고 발밑만 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뛰어간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상을 넘어 가고 있다나요?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소개하신 분은, '인생에 있어 어려움이 닥칠 때도 이와 같다. 그저 앞을보고 절망만 하기보다는 자기 주위의 일부터 하나 하나 성실히 해 나가도록 해야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어려움은 지나가고 없다. 중요한 것은 작은 일부터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힘든 일이 생길수록, 앞날이 막막해 보이면 보일수록 우리는 먼 데서가 아니라 가까운 데서부터 희망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오지 않는 먼 후일에 절망하고 보이지 않는 적들에 지레 겁을 먹기보다, 지금 당장 진지를 쌓고 오늘 하루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그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어느 마라토너의 이야기는 이런 인생의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 줍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