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 '예수'가 격투벌이는 게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즉각 판금 조처, 국내는 일단 판매중

2017-09-13     유권준
사진= 인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캡쳐

붓다와 예수,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중국의 관우 등이 격투게임의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인디게임 플랫폼인 <스팀>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격투 게임 'Fight of Gods'.

게임은 종교지도자들이 주먹과 다양한 무술기술을 사용해 격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출시되자 마자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신성모독과 다문화의 정체성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조치를 당하고 밸브의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접속도 일시 차단됐다.

11일 (현지시간) 말레이시아 PCMAG 등 주요 게임매체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 통신-멀티미디어 위원회 (MCMC: Malaysian Communications and Multimedia Commission)는 지난 7일 스팀에서 얼리 억세스로 판매 중인 'Fight of Gods'의 말레이시아 판매를 금지하라는 성명을 내고 게임 플랫폼인 스팀 측에 24시간 이내에 해당 게임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스팀 측이 이를 삭제하지 않자 MCMC는 스팀 접속을 수 시간 동안 차단시켰다.

살레 사이드 케루아크 말레이시아 MCMC 장관은 "이번 조치는 말레이시아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민족 다종교 국가인 말레이시아 국민의 조화를 위태롭게 하는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와 중국계, 인도계 등이 혼합된 다민족 국가로 이슬람을 국교로 하고 있지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불교와 힌두교, 기독교 등이 혼재되어 있다. 그러나 신성모독에 있어서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Fight of Gods' 퍼블리셔인 피큐브(PQube)와 게임 개발업체 디지털 크래프터(Digital Crafter)의 개발자 코타 쿠(Kotaku)는 "TV나 영화 처럼 유머러스하게 접근한 것"이라며 "종교적 문제를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피큐브는 "선택의 자유가 침해되고 말레이시아에서 게임 판매가 강제로 차단되었다는 점에 실망했다"며 "말레이시아 정부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임 플랫폼 <스팀>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말레이시아에 서비스 되는 'Fight of Gods'를 삭제했다. 다만 이미 유료로 지불하고 게임을 내려받은 사용자는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다.

'Fight of Gods'는 대만 게임 개발사인 디지털 크래프트가 만든 2D 대전 격투 게임으로 지난 4일 전 세계 종교와 신화적 인물들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붓다와 예수, 모세, 오딘 아테나, 관우, 아누비스 등 10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얼리 억세스 버전을 출시했다.

얼리 억세스 버전은 사전 오픈 게임으로 추가 개발을 6~9개월 동안 동시에 진행하면서 정식버전 업데이트까지 사용자들의 의견을 개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정식 버전에는 모두 12명의 캐릭터가 등장 할 예정이다. 개발사 측은 사용자의 피드백에 따라 캐릭터를 더 추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케이드 모드와 로컬 대전이 가능하며, 온라인 대전 모드도 개발 중이다. 현재 영어와 일본어를 지원하며 STEAM 사이트를 통해 한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스팀>에는 400여건이 넘는 사용자들이 ‘게임은 게임일 뿐’ 이라며 긍정적인 리뷰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살생이나 폭력을 부정하는 불교의 기본적 교리에 배치되는 격투게임에 붓다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다종교 사회에서 자칫 격투게임으로 인해 종교간 갈등이 유발될 측면도 있어 주목된다.

* 게임 직접 살펴보기 http://store.steampowered.com/app/612930/Fight_of_Gods/

사진= 인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캡쳐
사진= 인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캡쳐
사진= 인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캡쳐
사진= 인디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