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살라에서 만난 사람 1 - 빅토리아
노년이 돼도 세상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미국인 빅토리아 캠퍼는 30년 넘게 일한 교직을 은퇴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매일 티브이 앞에 앉아 시간을 죽이는 자신을 생각하니 끔찍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경험과 능력이 필요한 곳을 찾아 자원봉사를 결심했다.
“그때 오래전 인도여행 때 만났던 티베트 사람들이 생각났어요. 삶의 고난 속에도 웃으며 고요함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제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그 기억이 떠오르자 갑자기 해야 할 일이 생각났습니다.”
빅토리아는 즉시 짐을 싸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로 왔다. 2005년 5월의 일이니 벌써 2년 5개월이 됐다. 처음엔 무엇을 할지 막막했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찾았다. 매일 아침 망명정부 사무실을 찾아 서류와 각종 간행물 정리를 돕고 그의 손과 지식이 필요한 곳이면 가리지 않고 찾아다닌다. 교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날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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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진실을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싸우지 않고도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았습니다.”
그는 ‘티베트 편에 서겠다(I STAND FOR TIBET)’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정치적인 구호를 빼고 단지 고난 받는 사람의 편에 서겠다는 의사표현을 담아 엽서로 만들었다. 빅토리아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아가 설명하고 엽서를 나눠준다. 엽서는 뉴욕 중국대표부가 수신처로 되어있다. 그는 우표 한 장을 붙여 우체통에 넣는 작은 행동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선의의 불씨를 일깨울 수 있다고 믿는다.
싸우지 않고도 세상의 모순과 압제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빅토리아는 오늘도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그는 더 이상 은퇴할 필요가 없는 행복한 천직을 얻었다며 나이가 들었어도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