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담아온 소리들

2015-05-04     불광출판사


 

봄 소리가 요란하다.

처소의 마루에 앉아 
떨어지는 봄비를 바라본다.
땅바닥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작은 못을 만들며 맑은 물방울 
튕기는 소리를 들려준다.
성큼 봄이 다가왔다.




 

오후를 넘기자 산사의 범종각에서 
스님이 북채를 쥐고 흔들기 시작한다.
법고의 울림은 얼음처럼 굳어버린 마음에 
온기를 불러일으킨다. 
우중 산사를 감고 도는 소리가 
대지를 깨운다.



 

다음날 새벽하늘엔 별들이 총총 떴다.
촉촉이 젖은 산길을 대나무잎을 만지며 걸었다.
나뭇가지에 맺힌 아침이슬은 해가 떠오르면서 
한층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홍매화 가지에 꽃 몽우리가 달렸다.
어제 들었던 산사의 소리만큼 큰 몽우리다.

산과 들, 계곡에는 봄 소리가 가득 찼다.




 




산사의 소리는 울림이다.
그 울림이 너와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따스한 자비를 꽃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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