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는 밥상머리에서 시작한다

소셜다이닝 ‘집밥’ 박인 대표

2014-02-11     불광출판사
세상의 변화는 밥상머리에서 시작한다

소셜다이닝 ‘집밥’ 박인 대표




SNS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이 중에서도 사람들의 식사 모임을 주선하는 특별한 SNS 사업이 있다. 바로 국내 최초 소셜다이닝social dining 회사, ‘집밥’이다. 박인 대표를 만나 집밥의 사업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일상에서 저녁 찾기
고대에는 제례를 올리고 음식을 나눠 먹음으로써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강화시켰다. 그만큼 과거부터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밥을 같이 먹는 행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사회가 점점 핵가족화 되어 가면서 ‘밥상머리’에 앉을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은 24%에 달한다. 네 집 건너 한 집이 1인 가구라는 뜻이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남녀 공통 1위는 바로 ‘김밥천국’과 ‘편의점’이었다. 이는 혼자 밥 먹는 사람도, 혼자 밥 먹을 확률도 그만큼 올라갔다는 뜻 아니겠는가.
박인 대표가 소셜다이닝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어떻게 보면 사소할 수 있다. 처음에는 SNS에 밥 같이 먹자고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SNS 사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덜컥 사업을 시작했다. 이 젊고 활기찬 사회적 기업가는 시작은 사소할지 몰라도 목표는 원대하다. 바로 “전 국민 한 식구 되기, 일상에서 저녁 찾기.”다.
집밥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집밥 홈페이지 ‘www.zipbob.net’에 모임을 개설하거나 이미 개설되어 있는 모임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하면 된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이 사업이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간단하다. 집밥은 관계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을 충족시켜준다는 점으로 감성을 자극했다. 지난해 9월 사업을 시작한 집밥은 현재까지 400여 개에 달하는 모임을 주선했다.
“우리가 ‘끼리끼리’ 문화라면 외국에는 모임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요. 파티 문화가 발달해서 그런지 이미 소셜다이닝 회사가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Grubwithus’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슬로건이 ‘never eat alone’이에요. 저희와 비슷하죠. 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밥 먹는 문화가 생겼으면 해요.”




얼마 전 2월 17일 방영된 KBS의 ‘남자의 자격’은
‘2013년 트렌드 미리 살기’라는 주제로 미션을 수행했다.
이 안에는 프리슈머 등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 소셜다이닝이 소개됐다.
그만큼 소셜다이닝은 새로운 트랜드로 인식되어 확산되어 가는 추세다.

| Never eat alone
집밥은 2012년 11월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금까지 진행한 400여 개의 모임 중 특별하지 않고 사연 없는 모임은 없다. 그 중에는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나누는 모임도 있지만 엉뚱하고 재미있는 모임도 있다. 또 모임이 끝나고 연락처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앵콜 모임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집밥에서는 이런 앵콜 모임을 ‘꼬리물기’ 모임이라고 이름 지었다.
“협동조합에 대해 고민하거나 사회적 기업가를 만나는 모임이 있는가 하면 재미있는 모임도 많았어요. 한 모임은 ‘대구 사람인데 서울에 와서 아는 사람이 없어요. 같이 밥 먹어요.’라는 주제였어요. 그래도 사람이 꽉 찼어요. 처음엔 제주도까지 모임을 넓혀 보자였는데 이건 조만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언젠가는 박원순 서울시장님도 초대할 계획이에요.”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박인 대표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카카오와 연계해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논의 중이다. 역시 핵심은 도시락을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과 소비자를 다이렉트로 연결시키거나 케이터링(행사 맞춤 음식)을 통한 사업 확장에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같이 밥 먹을 사람은 점점 준다는 점에서 소셜다이닝의 슬로건은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인다. SNS로 쉽게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 같이 먹을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생긴 모임 하나하나가 모두 작은 공동체이다. 사람들은 여기서 관계에 대한 결핍과 소외감에서 조금씩 치유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는 작은 ‘밥상머리’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never eat alone’, 혼자 밥 먹지 마시라. 

집밥 이용 방법
모임을 개설할 때
집밥(www.zipbob.net)에 회원가입하고 집밥과 논의 후 모임 개설
모임에 참가할 때
개설되어 있는 모임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 후 계좌이체

‘집밥’.대표.‘꼬리물기(앵콜 모임)’.소셜다이닝.




‘삼.자.대.면.’
‘삼.자.대.면.’은 월간 「불광」 연재필자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셜다이닝이다. 지금까지 법인 스님, 자현 스님, 김정호 교수와 함께 각기 다른 주제로 세 번의 모임을 가졌다. 참석자 중에는 「불광」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지만 모두 지식과 지혜를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필자나 참석자 모두 만족했다며 다시 한 번 참석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불교계 최초로 시도한 소셜다이닝이고 현재 3차 앵콜까지 진행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협동조합’
각종 이야기와 고민 공유의 장!
최근 가장 핫한 경제 이슈인 협동조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매주 혹은 격주간으로 모여 협동조합에 대한 의견이나 고민을 나누는 자리다. 2012년은 UN이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였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도 2012년 12월은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된 후 한 달 만에 설립 및 인가 신청이 130건 이상이 되었다.
그러나 200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한 이탈리아, 스페인과 달리 한국은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정부 지자체 주도로 세미나와 정책 간담회 등이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임에서는 협동조합의 장단점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업사이클링’
환경보전과 디자인의 즐거운 콜라보레이션!
집밥에서 2회에 걸쳐 탄생한 업사이클링upcycling 모임. 업사이클링은 버려지거나 못 쓰는 물건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집밥에서 만나 프로젝트 팀을 구성했다. 경기도 하남시 작은 회사의 창고 한 귀퉁이에서 막 시작했지만 참가자들의 열정이 대단한 만큼 금세 비상하리라 예상한다.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환영!






‘Startup Party’
R.E.A.L. 스타트업 네트워킹 파티!
모임을 주선하는 이는 정보보호 솔루션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인 ‘리카즈REKCAHZ’의 대표이사 조규민 씨이다. 조규민 씨는 스타트업(Startup-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용어)을 멘토링하고 투자하는 ‘TJ Heaven’의 대표 앤젤리스트이기도 하다. 이 모임은 스타트업 기업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가치를 공유한다. 의미 없는 명함 나눠주기식 네트워킹이 아닌 진지하게 자신과 기업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모인 즐거운 파티party가 되어 가고 있다. 벌써 6차 앵콜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