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세계] 해심밀경의 구조와 중심사상
해심밀경 解深密經의 세계
1. 머리말
인도에서의 대승불교를 말할 때, 흔히 龍樹의 中觀계통과 미륵의 瑜伽계통을 말하게 되는데, 본 해심밀경은 유가론의 근본이 되는 문헌이다. 경의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산디니르모챠나수우트(Sandhinirmocanasutra)>라고 하며, 그 뜻은 깊고 비밀하고 상속하는 진리를 해석하고, 또 굳은 매듭같은 미혹에서 해탈케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의 뜻이 있기 때문에 역본으로 相續解脫經, 解節經, 深密解脫經, 解深密經, 등 經名이 여럿 있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당나라 玄奬이 번역한 해심밀경에 의하여 그 구조와 사상을 살펴 보기로 하겠다.
2. 구성과 개요
본 경은 序品. 勝義諦相品. 心意識相品. 一切法相品. 無自性相品. 分別瑜伽品. 地波羅密多品. 如來成所作事品의 전 5권 8품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품 제 1에서는, 이 경이 다른 경과는 달리 부처님게서 인간의 세계가 아닌 다른 경과는 달리 부처님께서 인간의 세계가 아닌 18圓滿 華藏세계에서 지위가 높은 보살들과 함께 하시는 것으로 시작되어 있다.
승의제상품 제 2 에서는, 해심심의밀의보살, 법용보살, 선청정혜보살, 선현장로를 등장시켜 승의제 즉 진여는 첫째, 언어를 초월하고 분별을 떠났으며 둘째, 일제심사의 소행를 넘어섰고 세째, 수적으로 하나라든가 개별적인 것이 많다든 가 하는 표현을 할 수 없으며 네째, 모든 것에 두루 평등하여 한결같은 맛을 누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의식상품 제 3 에서는, 광혜보살에게 8식을 말하면서 아뢰야식의 생멸이 계속되는 모습을 밝히어 생사의 근원을 깨닫게 하고 유식의 이치를 알게 한다.
일체법상품 제 4 에서는 덕본보살에게, 만유는 모두 변계. 의타. 원성의 세가지 성품이 있음을 밝힌다.
무자성품 제 5 에서는, 승의생보살에게 모든 법의 자성없는 성품을 설명하여 변계. 의타. 원성의 세가지 성품은 각각 무자성의 입장에서 相無自性性. 生無自性性. 勝義無自性性의 세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분별유가품 제 6 에서는, 자씨보살에게 모든법의 성품과 현상은 모두가 유식의 도리임을 관찰케 하는 삼매의 관행에 관하여 밝히고 있다.
지바라밀다품 제 7 에서는, 관자재보살에게 보살이 닦아 나아가는 지위, 특히 十지 수행을 설명하면서 그 행법을 십바라밀에 배대하고 있다.
여래성소작사품 제 8 에서는, 만수실리보살에게 여래 삼신의 원만한 공덕과 작용을 설명하여 說法利生의 묘용을 밝히고 유식의 果를 강조하고 있다.
3. 중심사상
본 해심밀경은 서품에 나타나 있는 특징외에 正宗分에 해당하는 나머지 7품에 이론문과 실천문의 뚜렷한 구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론문 가운데 만유의 실제 성품을 밝힌 부분을 살펴보면, 본 경에서는 진여를 [승의제]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승의제 즉 진여는 有爲니 무위니 하는 말을 여읜 법성이요 또 생각과 분별을 여읜 것이라고 했다.
다음 이론문 가운데 만유의 현상을 밝힌 부분에서는, 일체 중생이 금생에 죽어서 후생에 태어나거나 또는 전생에 죽어서 금생에 태어날 때 그 무엇이 중생의 주체가 되어서 다음 생의 생명을 받는 것인가 하는 것을 문제 삼아서, 원시경전 이래 소승의 모든 경론은 물론 초기 성립의 대승경에도 아직 나타나 있지 않는 種子심식이라든가 阿陀那識.阿賴耶識 등의 識名을 들어 그 주체를 설명하고, 아뢰야식이 항상 제6식과 함께 전변하면서 갖가지 분별을 일삼는 근본이 된다고 했다.
그 분별되어진 것들에는 遍計所執相의 것과 依他起相의 것이 있으며, 이 두 성품에다 진여의 원성실상까지를 포함해 일체법의 법상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변계소집상이라 함은 주관심이 일체제법의 體와 기타 모든 것으로 그릇 인식하여 實我. 實法인 것처럼 망집하는 모양을 말하는데, 이것은 다만 주관적 망집 위에서 그와 같은 모양을 나투는 것이므로 허무한 것이라 하고, 그 다음 의타기상이라 함은 인연에 의하여 태어난 현상계의 有爲諸法, 즉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함으로 저것이 생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원성실상은 만유의 본체인 진여다. 즉 원만하고 성취된것이며, 제법의 진실체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의타기제법의 본체이며, 만유의 실제 모습이고 진여의 실제 성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세가지 상은 각가 자성이 없는데, 이 무자성의 입장에서 말하면, 먼저 상무자성성이라 하여 상은 체상의 뜻으로서 이것은 변계소집성의 그 체상이 자사성이 없음을 말한다. 변계소집성은 망집에 의한 주관의 독단적 실아, 실법일 뿐이요, 그 체상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다.
그 다음 생무자성성이라 하여 생은 다른 것을 의지해 나타난 것으로서 다른 것을 의지해 일어난 제법은 인연에 의하여 태어난 것이라 역시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승의무자성성이라 하여 승의는 진여로서 진여는 제법의 실재 성품이다. 그러므로 모든 상을 떠나서 아집도 법집도 없는 고로 무자성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승의라는 것은 원성실성의 그 실제 성품이 없음을 말 하는 것으로 원성실성 자체가 일체제법이 본래 공적해서 모양이 없음을 말한 것이므로 승의는 무자성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천문을 살펴본다.
보살이 수행해 향상되어 가는 位階를 보살 십지라 하여 極喜地. 離垢地. 發光地. 焰慧地. 極難勝地. 現前地. 遠行地. 不動地. 善慧地. 法雲地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십지를 거쳐 보살행을 하는데는 6바라밀의 행목을 닦아야 한다고 했다. 즉 모든 중생을 널리 이익되게 하기 위해서 보시. 지계. 인욕바라밀을, 모든 번뇌를 대치하기 위해서 정진. 정려. 지혜 바라밀을 닦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서 六바라밀을 돕는 짝이 되기 때문에 방편. 願. 力. 智의 四바라밀이 있음을 밝히고, 방편바라밀은 보시.지계. 인욕행에 조반이 되고, 원바라밀은 정진행에 조반이 되며, 력바라밀은 졍려행에 조반이 되고, 지바라밀은 지혜행에 조반이 되기 때문에 보살행을 행함에 있어서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정려. 지혜. 방편. 원. 력. 지의 십바라밀을 닦아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것으로 볼 때, 소위 十바라밀 사상은 대승의 특수사상으로 본 경에서도 구체적 수행항목으로 피력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