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용어해설] 정진(精進)
■불교용어해설
불법은 도를 닦는 것이다. 도를 닦는다 하면 특수한 수행생활을 할 수 있는 계층에 속한 사람들의 특수한 행법을 의미 하는 것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니다. 불도가 특수한 사람의 것이 아니고 만인의 것이고 그것도 만인의 생명의 뿌리 자체이다. 불도라고 하는 최고의 진리는 바로 인간을 여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실한 진리를 구하는 전문적 수행이든 그렇지 않은 세간생활이든 모두가 참되게 살고자 하는 뜻은 매 한가지다.
참되게 살고자 하는 것 그것은 진실한 생명으로 사는 것이요. 진실한 생명으로 산다는 것은 진리인 자신으로 사는 것이 된다. 그래서 참되게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은 진리인 참 생명을 사는 길을 알기 위해서 불법을 믿고 배운다.
불법은 바로 인간이 인간 자신을 순수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완성하는 것이다.
정진은 이와 같은 참된 인간이 삶의 길을 순수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흔들림 없이 잡념없이 한결같이 믿음의 길 진실의 길을 가는 것이다. 원래 정(精)은 잡념없는 순수한 수행을 뜻하고 진(進)은 앉으나 누으나 가나 머무르나 게으름 없이 힘쓰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보면 정진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참삶의 모습이고 거룩한 모습이다. 정진은 어떤 사업에 종사하든 그 사업으로 진실에 이르게 하는 아름다운 기법이라고도 할 것이다. 모든 세간의 사업들은 실로는 서로를 돕고 이롭게 하는 것이므로 그런 일에 순수를 바쳐 노력한다는 것이 어찌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모두 참 정진인이 되자.
예부터 이르기를 신(信) 정진을, 소(小)라 하고 심(心) 정진을 대(大)라 한다 하였는데 정진은 간단없이 정성을 바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진실한 목표를 향하여 앞으로만 내어 닫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끊임없는 반조(返照)가 함께 있는 것이다.
자신을 돌이켜보아 허물을 발견하고 부족을 발견하고 고치고 나아가는 것이 정진의 모습이기도 하다.
밤잠을 도외시 하고 용맹 정진하는 선수행에 있어서도 실은 끊임없는 발밑을 비추고 보는〈照顧脚下〉수행인 것이다.
열반경에 보이는 말씀이다. 어떤 임금이 한 신하에게 기름을 가득 담은 발우를 내어주며 성안을 한 바퀴 돌고 오게 하였다. 그리고 그 뒤에 칼을 빼어든 무사를 따르게 하고 그가 만약 기름을 한 방울이라도 흘렸을 때 목을 치라 하였다.
두 손에 발우를 받들은 사나이는 한 방울이라도 기름이 흘렸을 때 목이 날아감으로 일심으로 눈을 발우에 두고 걸어갔다. 수레가 들어 닥쳐도 동요하지 않고, 아는 사람이 소리 질러와도 못 들은 척 했다. 풍악이 울려오던 개가 달려들던 움직이지 않았다. 마침내 한 걸음 한걸음 옮겨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목적지에 돌아 왔다. 왕은 크게 상을 내렸다.
정진에서 우리는 일심불란(一心不亂)을 연상한다. 바로 기름 발우를 들은 사나이에서 그것을 본다. 번뇌도 망상도 있을리 없고 오직 자기 일에만 전심전력 전혼을 바친다.
정진은 이와 같은 순수와 전력과 지속을 요건으로 한다 하겠다. 염불을 하든, 사업을 하든 순수 전력 지속은 정진의 절대요건이다.
협(脇)존자는 80세에 출가 하였다. 원래 출가는 선을 닦고 경을 외우는게 기본과 업인데 80세 출가 하였으니 무엇을 하랴고 주위사람들이 비웃었다.
그러나 존자는 낮이면 교학을 배우고 밤이면 선정을 닦아서 3년 만에 육신통을 얻고 지혜를 얻어 기약한바 도를 이루었다. 정진의 산표본이 아닐 수 없다.【佛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