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상에 나타난 호국사상

특집 2 / 호국불교

2008-02-24     관리자


1. 序 言

한국불교의 특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포용성 화합성 호국성으로 대표된다. 첫째 포용성이라함은 불교가 외래사상으로 수용되었지만 다른 모든 사상을 포용하여 서로 다투지않고 발전하였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미 신라가 법흥왕 十四년(五二七)에 불교를 공인한 후에도 종래의 모든 원시신앙을 그대로 포용하였으며 그후 신라말이나 고려에 와서도 유교나 도교를 배척하지 않고 함께 포용했다는 점이요. 둘째 화합성이란 불교내의 여러 종파가 있었으나 언제나 화정을 목적으로 두고 선교의 발전을 병행하려 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화합정신은 불교자체뿐만 아니라 사회사상과 국민정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셋째 호국정신은 국가나 사회가 액난에 직면하면 불교사상으로 국난을 극복하려한 점이다.

첫째의 포용성이나 화합성은 특별한 문제가 되지않는데 반하여 호국이라는 면에 대하여서는 왈가왈부하는 견해의 차가 많이 노출되고 있다. 어떤 이는 호국은 일종의 어용이요 비판정신이 없다는 극단적인 공격을 서슴치 않고 또 흑자는 언필칭 호국하면 팔만대장경이라거나 임진란의 서산. 사면당. 처영. 영규대사등의 의병을 말한다하여 호국불교하면 스님들이 총칼을 들고 궐기한다는 식의 애국주의를 연상하게 한다고 하여 참다운 호국의 의미를 찿아보자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러한 논의는 호국불교의 바른 이해를 위한 뜻이고 또 호국불교를 오용하는 일부의 폐단이 있다면 그것을 바로 세우자는 주장이다.

호국불교의 비판론자들은 불교의 참뜻이 대자대비인데 어떻게 적과 대항하여 싸울 수 있단 말인가, 진실한 의미에 있어서 보살의 원력은 이타에 있는데 거기에 어떻게 호국이라는 말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이론적 저항에서 나타난다. 자비를 극단적으로 끌고가면 적에게 조국을 맡겨도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살라는 말인가. 이와같이 회색적이고 패배주의적 사상이 어디 또 있단 말인가? 여기에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게된다. 더구나 원시불교에 있어서의 五계중의 하나가 불살생계(不殺生戒)이기 때문에 조국을 짓밟는 적병들까지도 죽이는 것은 살생에 속하여 싸움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적 계율은 현실에서는 불합리한 것이다. 그렇다면 신라의 화랑이 삼국을 통일하는 저력이 불교에서 왔다면 그것은 불교의 근본정신과 위배된 것이 아닌가? 여기에서 우리는 경전상에서 호국불교의 의미를 뚜렷이 밝혀서 이론적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이율배반적 교리해석의 혼란을 피해야겠다. 나는 여기서 몇가지 잘못된 우리의 관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불교에 있어서 호국이라는 말의 다양성과 상징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둘째 적이라는 침략자는 과연 무엇인가를 해명하지 못했고 셋째 불살생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뜻이 어디 있는가를 모르고 있고 넷째 자비의 참뜻이 바르게 이해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은 호국경전상에 그 뜻이 너무나 명백하게 나타나져 있으나 그것을 간과하고 말았다.

2. 國土의 意味

일반적으로 호국경전하면 호국삼부경이라하여 법화경(法華經) 호국인왕반야바라밀경 금광명최승왕경 등을 말한다. 이 경들은 대부분 반야계의 경전들이다. 여기에서 국토라는 말이 들어간 경전은 금강경, 유마경이 있다. 먼저 금강격에 있어서 국토란 무엇인가? 경의 제 十장엄정토분에 보면 불국토란 청정심을 의미한다. 청정심이란 현상적인 환각적 형상에 현혹하여 마음을 내지않고 소리나 냄새나 맛이나 감촉이나 이론적 분별에서 마음을 내지 않는 다는 것이다.

불국토란 바로 이 청정심에 의하여 건립된 것이다. 그런데 이 불국토란 바로 이 청정심에 의하여 건립된 것이다. 그런데 이 불국토가 국난을 당함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음이 청정하지 않아서 일어난 미망의 결과를 의미한다. 국민각자의 마음이 대립과 욕심과 시기와 질투와 무지가 곧 국난을 스스로 몰고온 것이다. 청정심은 곧 조화와 평등과 단결과 화목과 존경과 신의의 세계인데 이 청정심에 집착이 일어나 미망이 일어나서 대립을 하게 되고 따라서 국난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청정자성의 분별이 곧 국토의 침략당함이다. 금강경의 불국토개념은 곧 미망을 갖지않는 청정심을 그대로 쓰는 세게이다.

이러한 사상은 국토를 위난으로부터 지킨다는 것보다 본래의 청정심을 그대로 드러내어 미망을 타파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즉 그 적은 미망이다) 미망에 집착하지 않고 청정심을 보호하는데 있다. 호국은 적이 쳐들어 오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마음을 청정히 하는 것이다. 그 청정은 오늘에 있어서는 힘을 의미한다. 힘의 균형이 깨진 것은 이미 최선의 전쟁억제책의 이상이 깨진 것이지만 이 미망속에서 그 미망을 척결하는 데에 불교는 호국이 또 요구된다. 이때는 미망임을 자각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 자각은 철저한 조화이다. 조화란 곧 청정심으로 돌아오는 것이요 그때 불국토는 건설되는 것이다. 그 힘이 반야바라밀이다.

이 반야바라밀은 지혜의 완성이란 관념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의 요제이다. 이미 지혜가 완성된 자로서 자기자각과 주체성의 확인이다. 금강경의 국토는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게 되어 국토는 조화와 단결을 갖게된다. 마음이 청정하지 못하면 국토도 청정하지 못하여 분열과 혼란이 화서 국난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마음을 조화와 통일을 이루어 국토에 전쟁이 없도록 방지하는데서 호국을 찾았다. 이것은 인왕반야경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3. 仁王般若經의 護國觀

인왕경 二제품 제四에 「이 경은 또한 무량한 공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호국토공덕이라고 부른다. 또 일체국왕의 법약(法藥)이라고도 부른다. 받들어 행하면 대용이 없을 수 없다. 사택을 지키는 공덕도 일체중생의 몸을 지키는 공덕도 있다. 즉 이 반야바라밀은 국토를 지키는 것으로 성과 같고 참호와 같고 장벽과 같고 도검(刀劍)과 같고 봉순(鋒楯)과 같다. 그대들은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수지하기를 이와같이 하라 」 이 글은 반야바라밀의 공덕을 말하고 있으나 자세히 보면 반야바라밀은 사택과 중생의 몸과 국토를 지키는 수호자이다. 반야바라밀 이것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주체적으로 반야바라밀이란 무엇인가? 二제품四에 七불계로 설명되어 있다. 요약하면 「무상이 제一의이다. 자작(自作)도 아니요 타작도 아니다. 법성은 본래 무성이라 승의제(勝義啼)로는 공과 같은 것 모든 것은 거짓 존재 삼가가 모인 거짓존재 무를 무로 돌리고보니 참된 무임을 깨닫고 적멸한다. 그것이 제一의 공이다.......」라는 시를 짓고 있다 이것은 곧 반야바라밀은 무상이요 제일의 공이요 적멸임을 역설하고 있음을 본다. 불국토인 우리의 본래 청정한 마음은 본래 무상으로서 대립이 없고 유. 무의 집착을 떠난 것이다. 이미 이러한 불국토를 상을 갖고 동시에 대립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전쟁이요 국난인 것이다. 오늘날 힘의 원리를 생각해 보라. 힘이란 정치적인 힘, 경제적인 힘, 군사적인 힘, 무기의 힘, 국민의 정신적인 힘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러한 형상적인 힘보다 보이지않는 국민의 정신적인 힘이 가장 큰 것이다. 이 정신적인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것은 무상의 원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일단 상을 가지게 되면 마음이 매(昧)하고 매하면 대립이 생기고 조화를 깨치며, 조화가 깨지면 힘은 분산되고 균형이 파괴되어 전쟁과 국난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인왕반야경 호국품에서는 「대왕들이여 국토가 난할 때에는 먼저 귀신이 난하느니라. 귀신이 난하므로 만민이 난하고 적이 와서 나라를 겁탈하고 백성이 망하고 목숨을 잃는다. 왕의 아들들 그밖의 백관이 서로 시비를 하고 전지에 괴변이 생기고 二十八숙(宿)의 별들과 해와 달이 때를 잃고 그 상도(常度)를 잃는다. 대화와 홍수와 대풍들의 갖가지 난이 생긴다.

이러할 때에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경 【반야바라밀 】을 강송해야한다 」 여기에서 일어나는 난은 모두가 반야바라밀을 실천하지 못한 결과이다. 즉 귀신란이란 본래 청정한 마음에 망상과 미혹에 의하여 일어난 환상이다. 이 환상을 뿌리로 하여 새로운 집착과 대립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만민란이다 만민란은 국가를 혼란시키는 것이다. 마음의 미혹과 망상은 시비를 갖게 되고 이것은 국토의 청정을 예토화하는 것이다. 결국 국난은 마음이 청정을 잃어 분별과 집착에 쌓여짐으로 야기되는 것이다. 따라서 호국한다 함은 마음의 본래청정자나 국민이 자각과 평등 조화로 인한 단결이 이루어지는 지혜의 완성을 실천해 나간다면 침략자는 스스로 물러가게 마련이다 이것이 곧 자비이다.

4. 金光明經의 護國原理

이 경에서는 역시 반야공 무상을 말씀하신다. 경의 五공품(空品)에 의하면 「성품은 고요하고 공하건마는 무명으로 모든 것이 있게 되었고 지수화풍 한가지도 참되지 않아 본래부터 생멸없고 화합도 없다......허망한 그 생각이 인연이 되고 인과 연이 화합하여 생긴 것이니 본래부터 모든 법이 없는 것일세 억지로 이름 빌려 무명이라네......」 이 경은 호국경이다. 호국은 비로 이러한 본성품이 고요하고 공한 것을 알아 지키는데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본래 자성은 적멸한데 중생이 차별심을 일으켜 분별하는데서 적멸의 공이 파괴되어 싸움이 일어나게 되는 것임을 지적한다. 이것 역시 인왕반야경의 반야바라밀과 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론품에서 구체적인 호국을 말하여 1. 착한 일에 머물러 닦아 중생들을 천상에 나게 한다. 2. 나쁜 것 하는 이에게 정당한 벌을 준다. 3. 착하도록 지도한다. 4.정법을 수호하는일. 5.죄에는 벌을 선행에는 상을 실시할 것. 6. 권속을 편애하지 말 것. 7. 부모명령에 순종할 것. 8. 백성들이 나쁜 짓 하거들랑 알맞게 조복하여 법대로 가르치라. 이상의 정법을 지키는 일은 먼저 백성보다 위정자가 솔선수범해야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금광명경에서 호국은, 정론을 펼치는데 이루어지는데 이 경은 역시 공을 깨달음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5. 結 論

결과적으로 말하여 호국불교는 곧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야를 완성해야 하고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반야바라밀을 실천하여 국난을 이겨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서는 힘의 균형과 조화가 깨지지 않도록 힘을 키우는 데 있다. 그 힘은 곧 국민들이 대립없이 일치단결하고 협동하는 정신적 힘이다. 이 정신적 힘은 키우기 위하여는 금광명경에서와 같이 위정자를 자신이 정론을 펴야하고 그들의 마음이 공하여 청정해야하는 것이다. 그 청정을 탐욕과 진심과 어리석음이 눈을 가리면 호국은 되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