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외가] 비가 청산(靑山)을 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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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외가] 비가 청산(靑山)을 지나니
  • 경봉 스님
  • 승인 197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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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외가(劫外歌)

(법좌에 올라 주장자 三下)
우과청산천만리(雨過靑山千萬里)
허공우주만춘성(虛空宇宙滿春聲)

비가 푸른 산 천만리에 개이니
온 누리엔 봄소리가 가득하다.

법문은 여기에 다 되어 있다.
이 밖에 것을 구하면 고깃배는 이미 낙동강을 지나갔는데 고기를 사려고 하는 것처럼 느린 것이다.

자성무소유(自性無所有)
신라의 대덕(大德) 자장율사(慈藏律師)의 성(姓)은 김씨이니 진골소판(眞骨蘇判) 무림(茂林)의 아들이다. 어릴 때 이름은 선종랑(善宗郞)이라 하였다. 출가하여 작은 집을 짓고 수행을 하는데 알몸으로 앉아서 움직이면 가지에 찔리도록 하고 머리를 들보에 매달아 혼미한 정신을 없애도록 하였다.
그때 조정에서 재상 자리가 비어 자장이 물망에 올라 여러번 불리웠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왕이 이에 칙명(勅命)을 내려『나오지 않으면 목을 베겠다.』하니 자장스님이 이 말을 듣고
『내 차라리 하루 동안 계율(戒律)을 지키다 죽을지언정 계율을 어기고 백년동안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하였다.

『영아일일특계이사(寧我一日特戒而死)
불욕백년파계이생(不欲百年破戒而生)』

이 말을 전해 듣고 왕은 그의 출가를 허락했다. 자장율사는 오백생(五百生)을 청정비구였다한다. 부처님이 신라의 자장이 오거든 나의 정골사리(頂骨舍利)와 패엽경(貝葉經)을 주라고 문수보살께 친히 부촉하였다고 전해온다.
부처님 사리가 팔곡사두(八斛四斗)나왔는데 사리를 서로 많이 가지려고 전쟁이 났다. 천상에는 한 두 개 밖에 차지하지 못하였는데 부처님이 천상에는 복도 많고 하니 그렇게만 봉안하라고 부촉을 해놓으니 더 많이 못 가져갔지 만약 마음대로 가져가게 하였다면 신통(神通)으로 전부가져 갔을 것이다.
선덕여왕 五년(六三六년) 자장스님은 제자 승실(僧實)등 十여명을 데리고 당나라 청량산에 가서 문수보살상 앞에서 기도를 하던 중, 밤 꿈에 한 범승(梵僧)이 범어(梵語)로 법문은 들려 주는데 알 수가 없었다. 이튼날 이 범승이 와서
『어제 밤에 일러 준 법문을 아느냐?』
『모르겠읍니다.』
범승이 법문을 설명한다.

을지일체법(乙知一切法)
자성무소유(自性無所有)
여시해법성(如是解法性)
즉견로사나(卽見盧舍那)

알거라, 온갖 법엔,
스스로 그 성리가 없도다.
이와같이 법의 성리를 알면
이것이 노사나의 경지로다.

이렇게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정골사리를 갖고 통도사에 와서 봉안하였는데 이 통도사의 원래 창건하기 전의 터는 커다란 못이었었다. 아홉 용이 항상 이 터를 지키고 가끔 풍운조화(風雲造化)를 일으키고 하니 아무도 이 터를 접근하지 못하였다. 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집을 짓던지 묘를 썼던지 했을텐데……
자장스님이 못을 메우고 탑을 쌓고 절을 창건하였다. 이 보궁(寶宮)은 교통이 좋아서 참으로 많은 중생들이 참배(參拜)할 수 있는 인연을 맺어준다. 자장율사가 처음에 통도사를 창건할 때 자장암(慈藏庵)에 있으면서 절을 세웠다고 한다. 자장암 감원스님이 법당을 중수(重修)하는 데 주련(柱聯) 글씨를 청하기에 게송을 하나 지어 주었다.

자장원력기능지(慈藏願力豈能知)
자고명전영세기(自古名傳永世奇)
유수청산무문처(流水靑山無問處)
화홍앙록조가지(花紅枊綠鳥歌枝)

자장스님 원력을 그 누가 능히 알까.
예로부터 이름이 전해 영원히 빛나네.
흐르는 물 푸른 산 밖엔 물어 볼 곳이 없음이여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른데 새는 가지에서 노래하네.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이 있는데 부처님께만 있는 공덕으로써 이승(二乘)이나 보살들에게는 공동(共同)하지 않는 열 여덟가지이다.
첫째는 몸을 잃지 않는다. 우리가 살다가 호흡이 끊어지면 죽지만 부처님 경계에 가게되면 千년이든 二千년이든 얼마든지 영원히 이몸을 가지고 마음대로 오래 살 수 있다.
우리가 육신과 법신을 둘로 갈라서 보지만 법신과 육체는 둘이 아니다. 무량겁(無量劫)에 계(戒)와 정(定)으로써 지혜와 자비로 항상썼다. 계는 부처님께서 경계하신 것이고 정은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지혜와 자비의 몸으로 수행하여 공덕이 원만하여 져서 일체 번뇌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이몸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처럼 그렇게 자유자재하게 살기는 힘들어도 여러분이 세상에 나와서 이몸을 가지고 어느정도 자유스럽게 살려면 마음을 닦고 그른 짓을 하지 말아야한다.
둘째는 입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은 헤아릴 수 없는 변재를 갖추셨다. 설법하는 것이 사람따라 적절히 하여 모두 증오(證悟)를 얻게하기 때문에 입을 잃지 않는다.
셋째는 생각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이 깊고깊은 선정을 닦아서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저 모든 법 가운데 애착이 없다. 제일의체(第一義諦)를 얻으면 마음이 아늑해 지기 때문에 생각을 잃지 않는다. 본래 마음 천진난만한 그 생각을 잃지 않는다.
네째는 다른 생각이 없다. 부처님이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선도한다. 간택함이 없는 청정한 그 마음이 변치않기 때문에 다른 생각이 없다.
다섯째는 정심(定心) 아님이 없다. 부처님은 가나 오나 앉으나 누우나 항상 정(定)해 가지고 있다. 깊고 깊은 수승(殊勝)한 선정(禪定)을 떠나지 않는다. 이것이 정심 아님이 없는 것이다.
여섯째는 낳고 머무르고 멸할 때를 다 알아 생각생각이 머트럽고 미세하고 깊고 얕은 것을 다 알되 아는 생각이 공하였다.
일곱째는 모든 착한 법을 수습하는데 싫어함이 없다.
여덟째는 정각을 이룬 뒤라도 항상 선정중에 있다.
아홉째는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지혜가 상응하는 것이다.
열째는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들의 지혜와 십력(十力)과 무외(無畏)와 무애지(無碍智)를 성취하여 지혜가 덜어지지 아니한다.
열한째는 샘이 없는 해탈의 지혜로 상응한다.
열두째는 저 해탈 가운데 지혜가 가이 없어 지견(智見)이 갖추어져 있다.
열세째는 부처님의 신업(身業)이요,
열네째는 부처님으 구업(口業)이요,
열다섯째는 부처님의 의업(意業)이니 모두 지혜를 따라 행하여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째는 지혜로써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달하여 걸림이 없는 것이다.

몸이 법기(法器)인 줄 알라
오장(五臟)은 신장(腎臟), 비장(脾臟), 심장(心臟), 간장(肝臟), 폐장(肺臟)등을 말하는데 우리 몸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기관들이다.
그런데 신장이 허약하면 비겁한 생각을 낸다. 용기도 없고 사람이 아주 비열해 진다. 신장이 탈이 나면 뼈가 약해 진다. 신장은 뼈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장이 약해지면 소화가 잘 안되고 탐욕이 많아지고 공상(空想)이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살결이 좋지 못하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탐욕을 버리고 쓸데없는 헛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심장이 튼튼하면 줄거움과 환희심이 차 있는데 그렇지 못하고 우울하고 비애(悲哀)에 잠겨있으면 심장이 나빠진 것이다. 심장이 나빠지면 피가 잘 안돈다.
간장이 약해지면 공연히 화를 내고 성을 내지 않을 것도 신경질을 부린다. 그리고 심줄이 약해진다.
폐가 약해지면 근심이 많아지고 신중하지가 못하며 피부가 나빠진다. 폐가 실하면 모든 일을 신중히 하고 근심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 말을 잘 듣고 수도하는 사람은 이 몸이 법 그릇인 줄 알아 항상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만리홍하천벽해(萬里紅霞穿碧海)
일천백일요수미(一天白日繞須彌)

만리에 붉은 안개는 푸른 바다를 뚫고,
하늘에 밝은 해는 수미에 둘렀도다. (할一할 하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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