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30%가 넘어섰다. 전형적인 4인 가족의 형태에서 벗어나 최근 다양해진 가족 형태 가운데 꾸준히 증가 추세인 1인 가구. 혼자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이혼이나 졸혼 등으로 불가피하게 혼자 살게 된 1인 가구도 있다. 자유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는 이들은 정작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를 우리 사회는 과연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걸까.
EBS 다큐 잇it은 2월 11일 오후 7시 45분 EBS 1TV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 편을 방영한다. 1인 가구 600만 시대, 이들의 다양한 삶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함께 고민해본다.
어쩌다 보니 1인 가구
“서로 관여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거 그게 졸혼인거라고 생각해요.”
-오의장/졸혼한 지 5년 된 남편
일주일에 한 번만 애틋하게 만나는 부부가 있다. 3년 전 함께 살 당시 집에 화재가 발생한 후, 어쩔 수 없이 따로 살기 시작했다는 오의장, 조춘매 부부. 일흔이 넘은 나이에 새로 시작하게 된 독신생활. 사람들은 흔히 독신을 즐긴다고 생각하지만, 혼자 있는 아내의 건강이 걱정돼 마냥 즐기진 못 한다는 오의장 씨.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혼자 살아가고 있는 1인 가구들. 뜻하지 않은 졸혼의 시작이었으나, 이전보다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도 했다는 오의장, 조춘매 씨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30대 프로혼밥러
“제가 저를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일할 수 있을 때 부지런히 하는 거 같아요.”
-이지영/여러 고충을 겪고 있는 1인 가구
오늘도 혼밥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곳에서 식사하는 이지영 씨. 그는 주로 2인분 이상만 파는 전골이나 곱창, 삼겹살 등의 음식을 좋아하는 탓에 혼자서는 마음껏 즐길 수 없어 매번 아쉽다. 보안 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오피스텔로 이사를 왔지만, 공간이 좁은 탓에 생활 속 불편함을 겪고 있다. 스스로 1인 가구의 가장이기도 한 이지영 씨는 퇴근 후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부업도 병행하고 있다. 1인 가구를 배제한 청약 제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 본다.
혼자 살아서 좋다
“1인 가구로서 혼자서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활동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이 돼요.”
-빈지범/여유롭게 살고 있는 1인 가구
어릴 적 필리핀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혼자 살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는 빈지범 씨. 그는 우연한 계기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31세 젊은 나이에 비대면 화상 영어회사의 대표가 됐다. 그는 책을 출판하기 위해 방문했던 제주도에서 어느덧 1년 가까이 혼자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음악과 미술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정적인 시간 속에서 자신 내면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빈지범 씨. 혼자만의 삶을 통해 스스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의 유쾌한 하루를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