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
영화를 통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찾아온다. 올해로 22회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그 기회다. 지난해보다 불교를 다룬 영화의 편수는 감소했지만, 영화인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목한 불교관련 영화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수도원 아이들 : A Little Wisdom - 2017년 10월 14일 16:00 부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2관 |
2017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번째로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은 <수도원 아이들 : A Little Wisdom>이다.
이 영화는 네팔의 불교성지 룸비니의 고립된 티벳 불교사원에 살고 있는 동자승들의 일상을 다룬다. 출가한지 얼마 안된 5살의 동자승 호파쿨리는 이곳에서 가장 어린 스님이다. 영화는 호파쿨리의 눈을 통해 이들이 놓여진 사회적 환경을 주목한다. 낭만적이고 피상적인 사원의 모습이 아니라, 가난한 농촌사회와 동자승들이 이곳에 올 수 밖에 없었던 사연, 그리고 이들의 삶의 조건을 바라본다.
이들이 살고 있는 까르마 삼텐링 사원은 16세 미만의 동자승 20명이 살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호파쿨리 스님은 2살때 그의 형 초르텐과 함께 사원에 맡겨졌다. 가족들과 삶을 간신히 기억하는 그들은 아직 어린 아이들이다. 게으르고 장난끼 넘치며 규율에 어긋나는 일을 수시로 저지른다.
호파쿨리의 형의 초르텐은 10살이다. 매일 아침 5시면 깨어나 법회를 하고 침상을 정리한다. 동자승들 사이의 리더 역할을 하는 비자는 사원밖의 어린 소녀를 만나는 백일몽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 어린 동자승들은 서로 사랑하고, 보살피고, 싸우기도 한다. 그들의 세계는 세상밖의 그것과 비슷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강위치 감독은 2014년 여름에 이곳에서 4개월간 이들과 함께 지냈다.
강위치 감독은 “그동안 티벳을 다룬 영화들이 항상 이국화된 모습으로 서양인들의 상상력의 대상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녀가 주목한 것은 이곳에 살고 있는 동자승들의 낭만적이고 피상적인 삶이 아니다. 그보다 이들이 대부분 농촌의 가난한 지역사회에서 부모가 죽거나 키울 여유가 없을 때 사원으로 보내지는 사회적 환경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렇게 사원에 들어와 살고 있는 동자승들의 삶을 관찰한다.
동자승들은 여느 어린이들과 다르지 않다. 따뜻한 부모의 품을 그리워하고 또래들이 누리고자 하는 다양한 놀이와 순수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공간적으로는 고립되어 있지만 TV나 휴대폰등 모든 종류의 문명의 이기에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사원의 엄격한 규율을 따라야 하고 순종해야만 한다. 영화는 이러한 환경을 불교의 가르침속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연출을 맡은 강위치 감독은 뉴욕 SVA (뉴욕시각예술학교 School of Visual Arts) 를 졸업했으며 <수도원의 아이들>은 그녀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영화의 프로젝트는 감독이 SVA에서 사회 다큐멘터리영화를 전공할 때 시작하여 마침내 장편으로 완성된 것이다. 감독은 단편 영화 <도미노의 마지막 나날>와 <도시와 기억>으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많은 찬사와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