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주신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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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주신 선물
  • 관리자
  • 승인 2009.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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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행자의 목소리
  오늘 방송을 듣는데 “생일날 불가에서는 방생을 하지요”하시며 정목 스님이 방생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단순하게 물고기를 강에 놓아 주는 것만이 방생이 아니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 한다든지 아니면 보시를 하는 것도 같은 의미라고 하신다. 순간, 그날의 분별없는 내 행동이 한 없이 부끄러웠다.
내 생일날 있었던 일이다. 평소 내 생활은 뭐가 그렇게도 바쁜지 남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무슨무슨 기념일 따위는 거의 챙기지 못하는 편이었다. (순 내 게으름 탓이지만) 그런데 그 날은 마침 일요일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생활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맛있는 음식을 사먹고 ‘구경 환영합니다.’라는 글귀에 현혹되어 ○○패션 50%상설 할인매장에 들어가 코트를 한 벌 샀다. 조금 낮은 명도의 보랏빛 색상을 불빛을 받아 평소 내가 바라던 대로 창백하고 가냘픈 느낌으로 나를 변화시켜 주는 게 아닌가. 그 후로 잘 보낸(?) 생일의 여파는 몇 개월 계속 되었던 듯싶다. 쪼들리는 생활이 여실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요즘 매주 금요일 불교방송에서 진행되는 거룩한 만남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접하며 주위의 무분별한 사치스러움에 젖어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5년 전 내가 근무하던 회사에 건물이 넓어 두 개의 방을 다른 회사에 임대해주고 있었는데 그 두 회사간의 일의 격차가 어찌나 심한지 놀란 적이 있었다. 한 곳은 자동 제어기를 설계하는 소위 수준 높다는 사람들의 집단이었고 다른 한 곳은 월급만 받으면 인원이 반으로 줄어드는 봉제공장의 공원들이었다. (공원들은 단순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당장 조금이라도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하면 직장을 옮긴다. 마치 철새들의 이동처럼 월급날을 기준으로 움직임이 심하다.)
  칼로 그은 듯 양쪽으로 나눠진 빈부의 격차를 보며 느낀 많은 갈등과 그로인해 가질 수 있었던 정신적인 성장의 기억들 ···. 그때 그 소중한 기억을 나는 그동안 내 생활의 어설픔을 핑계로 잊고 산 것은 아닌지···.
한 끼의 끼니를 걱정하고 불기[火氣]라고는 전혀 넣어 본 적이 없는 밤이 되면 쥐가 모여들고 하수구 악취가 진동하는 지하실 방에 살며 일주일 내내 폐휴지와 빈병을 모아 번 돈 오천 원 중 삼천 원을 매주 금요일마다 정목스님 손에 쥐어 주시던 불교방송국 청소원 아주머니를 생각할 때 생일이라고 고깃국을 끊여먹고 무리해서 물건을 사고 그 여파로 몇 달 동안 쩔쩔맸던 내 생활은 얼마나 한심스러웠던가.
  나는 그날 소중한 날일수록 보시를 해야겠다는 부처님이 주신 소중한 깨달음을 생일 선물로 얻었다.
  내 것을 나누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공덕이 있을까? 요즘은 어쩌다 내 분순에 맞지 않는 화려한 장소에서 외식을 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굳이 지구 반대편의 어느 나라를 들추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나라 어느 곳에선가 끼니를 걱정하며 추위를 떨고 있는 불행한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먹는다면 그것 또한 죄짓는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흔히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공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개개인의 욕심을 채우고 나보다 약한 자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 주기보다 그들을 이용해 내 얼굴을 더욱 높이 내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반면 그늘진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남모르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원하며 적극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우리 불자들은 타종교인들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절에 나가는 것에도 소극적이고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도 너무 점잖아서 그런지 열의가 없어 보인다. 나는 불교방송을 통해 여러 어려운 사람들과 만나며 좀더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듯 좋은 일에도 한순간 내게 주어진 기회마다에서 공덕을 쌓아 그야말로 거룩한 만남으로 이루어내야 하겠다.
  전생이란 나 자신이 어쩔 수 없는 태어나기 이전의 일과 더불어 내가 지나온 과거까지를 일컫는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내가 남을 위해 공덕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 하나의 안락함에 만족하기보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그런 자비심 넘치는 불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는 초하루, 한적한 시간을 찾아 학교 법당에 올라가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웠다. 아! 자비로운 부처님 제게 남을 향한 끝없는 마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언제나 은은한 향내를 풍길 수 있는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나도 모르게 가슴 저 밑에서 밀려오는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벅찬 환희가 솟구친다.
  “우리 모두 성불합시다!”

조강숙 : 은석초등학교 영양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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